10 Curatos & 10 Futures 전시장 관람 매뉴얼 Manual of Viewing Exhibitions 2012.06.28 - 2012.07.21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 관람 매뉴얼]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린 정상들의 만찬으로 뜨거운 논란이 있었다. 국보 문화재 손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차치해 두고서라도, 이러한 논란이 가열된 시작점에는 일정 공간에 대해 대중들이 품고 있는 관습적인 인식이 작용했음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령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구분 짓는다. 누가 시키거나 명령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미술관에 어울릴만한 적절한 태도와 품격을 만들어내어 그에 맞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최대화하여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라면 과연 이러한 구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 인가.
이 전시에서는 어떠한 공간에서 매뉴얼을 만들어내는 요소들과 공간 안에서의 사람들의 행위에 주목한다. 공간이 가진 속성을 그대로 수용하여 작업하는 박기원은, 작품이 공간의 일부로 기능하도록 하여 관람객들이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공간을 바라보는 인식방법을 전환시키는데, 시각적·촉각적 신체의 지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전시 공간이 본질적 상호작용의 공간임을 인지하도록 한다. 또한 이원호는 일정 공간의 규칙과 질서를 만들어내는 도구를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공간을 규범화하는 상황을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습관화된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이은종은 지각의 현상 변화를 가져오는 공간체험 작업을 선보이는데,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속성에 대해 집중하여, 주어진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전시장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극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연출 된 공간에 그의 사진을 설치함으로써, 보다 다각적인 의미 전달을 가능케 한다. 정기훈은 사회적으로 불필요하게 규범화된 행위에 대한 새로운 매뉴얼을 제시하고, 규율과 제도가 진정 그 본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신체를 움직여 정기훈의 작품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확장된 공간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작업들은 어떤 공간에서의 관습화되고 고착화 된 태도에까지 주목하여, 새로운 공간 경험을 통해 관람객들의 새로운 감상태도를 이끌어낸다.
[전시장 관람 매뉴얼]이라는 제목은 다음과 같은 이중적인 물음을 가능케 한다. 전시장에서 지켜야 할 관람 매뉴얼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어쩌면 관람 매뉴얼이 없는 것 자체가 매뉴얼이 되어야 하진 않을까 하는 지점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예술의 범위가 더욱 확장되고 이에 따른 다양한 전시의 담론이 요구되는 지금, 존재하지는 않지만 행해지고 있는 지금의 매뉴얼이 이대로 지속되어도 좋은가 하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를 통해 그 동안 전시장에서, 넓게는 물리적·개념적 공간에서 행해져 왔던 낡은 매뉴얼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소혜림,이정빈,임인애
[Manual of Viewing Exhibitions]
The Nuclear Security Summit working dinner held at the exhibition room of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last year sparked heated debate about damaging national treasures and cultural properties. In this regard, it is hard to deny the general public’s conventional awareness of such a space. Museum viewers habitually distinguish what they can do from what they must not do: although viewers are neither forced nor ordered, they act properly in a museum with dignity. If the purpose of an exhibition is to maximize understanding of work and communicate with viewers, how is this distinction made and what is it for?
The exhibition takes note of elements that shape the manual of viewing of an exhibition in a certain space and the behaviors of people in that space. Embracing the attribute of a space as it is, Park Ki-won enables viewers to enjoy the space itself by making his work operate as part of the space. In addition, he generates changes in the way we perceive space, letting us realize that an exhibit venue is ultimately a space of interaction through visual, tactile perception. By reinterpreting the means of generating norm and order in a specific space, Lee Won-ho presents a new perspective not bound to habitual mores, reflecting on the situation standardizing space.
Through work causing changes in the perception of the space, Lee Eunjong aggressively intervenes in a given space, focusing on its attributes. He conveys diverse meanings by displaying his photographs in a space dramatically staged to feel the gallery’s image. Jeong Ki-hoon presents a new manual for standardized behaviors, questioning whether rules and systems really attain their original purpose. Viewers can participate in his work by moving their bodies and experiencing expanded space through this. The works introduced in the show allows viewers new modes of appreciation through the experience of a new space, paying attention to standardized, fixed attitudes of a certain space.
Doubting there is any such manual, the exhibition The Manual of Viewing Exhibitions asks, can we say “Yes” there is a current manual, which is literally inexistent yet followed diligently, within art that extends with evermore diverse topics? This may be linked to the question that no manual itself can be a manual. Through the exhibition demanding diverse ways of behavior, it is hoped viewers can update the old manual they once abided by.
N #0615 Project 2009, Pigment Print, 150cm x 180cm, 2009
